[탐사보도 뉴스프리즘] 시민 수준 우롱…지자체의 졸속 '공공조형물'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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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보도 뉴스프리즘] 시민 수준 우롱…지자체의 졸속 '공공조형물'은 왜?

[오프닝: 이광빈 기자]

안녕하십니까 이광빈입니다.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모색하는 뉴스프리즘 시작합니다. 이번주 뉴스프리즘이 풀어갈 이슈, 함께 보시겠습니다.

[영상구성]

[이광빈 기자]
과거 영화 '괴물' 흥행에 힘입어 한강에는 영화 속 괴 물을 본뜬 조형물이 설치됐는데요. 시간이 지나면서 관심도는 떨어지고 혐오스럽다는 지적에 10년 만에 철거될 운명을 맞게 됐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전반적으로 공공조형물 설치를 위한 과정과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초대형 가마솥, 최대형 큰북 등 실폐 사례들도 다시 부각되는데요. 공공조형물 설치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이화영 기자가 한강의 '괴물' 조형물 철거 문제부터 짚어보겠습니다.

[한강 '괴물' 조형물 추억 속으로…불편한 시선에 철거 운명 / 이화영 기자]

[기자]
천만 관객을 모은 영화 '괴물'의 무대가 된 한강에 들어선 '괴물' 조형물.한강에 스토리텔링을 연계한 관광자원으로 활용한다는 취지로 설치됐는데 10년 만에 추억 속으로 사라지게 됐습니다.


"영화에 나왔던 괴물은 공공미술의 기준에는 맞지 않는데 지나치게 오랫동안 설치돼 있었다. 그런 관점에서 그 장소에서 한강변에서 치워야 될 것 같다는 판단을 했고…"

미술에 크게 관심이 없는 이들도 편히 볼 수 있는 게 공공미술이지만 무섭다는 반응이 나오는 등 본래 취지와는 맞지 않았다는 설명입니다.

서울시 공공미술위원회는 최근 괴물 조형물을 철거하거나 재활용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현재 서울시가 관리하는 한강공원에는 이 괴물 조형물을 포함해 총 46개의 공공미술작품이 있습니다. 시는 이들 작품 전반에 대해 철거 여부를 살펴보고 있습니다." 한강공원을 오가며 조형물이 익숙해진 시민들은 철거가 아쉽다는 반응이지만,처음부터 신중하게 만들었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한강을 대표하는 조형물이라고 할 수 있는데 저런 조형물이 없어지는 건 한편 아쉽지만, 저 공간을 대신해서 추가적인 서울시의 이득이 될 수 있는 그런 부분이 있지 않을까…"


"좀 못 만들었다? 약간 이런 생각이 들고 굳이 저걸 만들었어야 되나 이런 생각도 들었어요. 이걸 계기로 다음에는 조금 더, 차라리 돈을 더 투자해서 좀 더 퀄리티 있게 만들거나…"

괴물 조형물 설치에는 1억 8천만 원 가량의 예산이 투입됐는데 공공미술 작품 설치에 들어가는 비용 대비 효과도 살펴봐야 한다고 말합니다.


"큰 비용이 들어가 있으니까 조금 의미가 있었으면 괜찮았을 텐데 큰 의미가 없었던 조형물은 좀 아깝다는 생각도 드는 것 같아요."


"공공조형물을 이렇게 한강에 설치하는 건 좋은 것 같은데 미관상 좀 안 어울리는 조형물 같은 건 조심해서 비싼 비용이 들어가니까 고려해서 설치하면 좋을 것 같아요."

일상 곳곳에 자리한 공공미술 작품들이 빛을 발하기 위해선 계획 단계부터 주변 환경을 고려해 작품이 갖는 의미를 더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이화영입니다.
#괴물 #공공미술작품 #공공조형물

[이광빈 기자]
막대한 예산을 들였지만, 애물단지로 전락한 지방자치단체의 공공조형물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찾는 이들이 없어 방치되는 조형물들이 수두록합니다. 철거도 못한 채 흉물이 되는 경우도 생기는데요. 이런 가운데서도 공공조형물 만들기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김경인 기자입니다.

[혈세 부어 만들곤 방치·철거…공공조형물, 애물단지 전락 / 김경인 기자]

[기자]
지난 2005년 충북 괴산군이 만든 초대형 가마솥입니다. 둘레만도 18m에 달합니다.
기네스북 등재를 목표로, 군민 성금 등 5억 6,000만원의 예산을 쏟아부었습니다. 호주에 밀려 정작 기네스북 등재는 실패했습니다. 가마솥이지만 열 전달이 고르지 않아 밥을 지을 수도 없습니다. 시민의 시선은 곱지 않습니다.


"저걸 농기구를 만들어서 국민들한테 재활용시킨다든지 그런 방법이 더 좋지 않을까… 어떤 전시성 그런 부분이라고 보이기도 하죠." 광주시청 앞 광장에도 골칫거리가 있습니다.


"2005년 제1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 개최 당시 후원을 받아서 광주시청 앞 광장에 설치한 알렉산드로 멘디니의 '기원'이라는 작품입니다. 높이가 16m가 넘고, 직경이 18m에 달하는데요, 광주시는 2008년부터 여러 차례 존치 여부를 고심해왔습니다."

설치 당시 계절별로 옷을 갈아입혀 광주시청을 상징하는 랜드마크로서 역할을 기대했습니다. 한 번에 2,000만원의 천 교체 비용은 부담이 됐고, 비바람에 수시로 찢겨 나갔습니다.
광주시가 최근 이전·철거를 검토했지만, 작가 유족의 동의를 얻지 못해 무산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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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하자니 작가 측의 의견도 이제 그렇게 나왔고, 이전을 하자니 이전에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들고… 그래서 이제 (활용 방안을) 여러 가지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경상남도가 2010년 16억원을 들여 만든 '거제 거북선'은 지난해 철거됐습니다.
고철은 고물상에 팔리고, 목재는 폐기물로 소각됐습니다.

제작 당시 국내산 금강송을 사용하기로 했지만, 업체가 수입 목재를 사용해 '짝퉁' 논란이 일었습니다.

공공조형물 제작에 막대한 예산이 드는 만큼 충분한 의견 수렴이나 타당성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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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장들의 치적을 위해서 규모를 크게 만든다거나 이런 방식으로 치적을 홍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그런 조형물이 만들어지는 것은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혈세를 들였지만 방치하거나 철거하고, 또 의견 수렴 없이 만들어지고 있는 지자체의 공공조형물들. 만들기 전 충분한 고민이 절실해 보입니다.
연합뉴스TV 김경인입니다.

#조형물 #혈세 #세금 #낭비 #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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