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현장 360]고수익 미끼 ‘쇼핑몰 후기 알바’의 늪

  • 그저께


[앵커]
"휴대전화만 있으면, 후기 한 번만 잘 써주면 손 쉽게 큰 돈을 벌 수 있다"

고액 알바를 빙자한 사기가 판을 치고 있습니다.

호기심에 단 한 번 발을 잘못 들이면 그들이 쳐놓은 덫에 빠져서 헤어나올 수 없습니다.

사건현장 360, 서창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 월 수백만 원을 보장한다, 이런 내용이 담긴 문자메시지나 전화, 한번쯤은 받아보신 적 있을 겁니다.

무심코 발을 들여놓았다간, 어떻게 될까요.

온라인 쇼핑몰에 후기를 쓰면 1건 당 만 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전화를 받은 A 씨.

[A 씨 / '팀 미션 사기' 피해자]
"육아휴직 쓰고서 집에 쉬고 있다 보니까 갑자기 그게 말하니까 귀에 들어오더라고요."

이후 업체 요구대로 3만 8천 원짜리 비타민을 사고 후기를 달자, 계좌에 5만 원이 들어왔습니다.

그리곤 업체는 솔깃한 제안을 했습니다.

이른바 '팀 미션', 팀 단위로 하면 수수료를 더 준단 건데, 한명이라도 주어진 회차 전에 그만둘 경우 모두 돈을 못받는다는 조건이 달렸습니다.

A씨는 처음부터 수십만 원을 넣었습니다.

팀원 중 일부가 금액이 높아야 수수료가 더 쌓인다고 분위기를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약속대로 A 씨는 10회에 걸쳐 9천만 원을 넣었지만, 돈 한 푼 돌려받지 못했습니다.

[A 씨/ '팀 미션 사기' 피해자]
"출금 신청을 했거든요. 그러다가 하루 지났는데도 계속 안 되는 거예요. 그냥 집에만 있었던 것 같아요. 며칠은 계속 아이도 잘 보살피지도 못하고"

얼마나 만연할지 시도해봤습니다.

메시지를 보내자마자, 바로 수익금을 안내하고 쇼핑몰 홈페이지를 보내줍니다.

[현장음]
"수건도 있고, 시계도 있고 여기 주소도 있네."

그런데 전화 상담은 시도조차 할 수 없습니다.

[현장음]
"지금 누르신 번호는 없는 번호이오니…"

홈페이지에 안내된 주소를 찾아가보니 엉뚱하게도 대형 전자상가 옆 도로가 나오고, 사업자 등록번호를 찾아내 정확한 주소로 가봤더니 일반 전자제품 판매점입니다.

[해당 상가 입주업체]
"지금 무슨 얘기 하시는지 잘 모르겠어요. 저기 뭐야, 저희 XX이라고 되어 있지 않아요?"

비슷한 피해를 봤다는 오픈 채팅방 참여자만 430명,

원금을 찾으려고 시도하다 협박을 받기도 했습니다. 

성적 행위를 하는 영상이나 신체 사진을 보내면 돈을 주겠다는 요구였습니다.

[B 씨 / '팀 미션 사기' 피해자]
"솔직히 너무 무서웠어요. 그걸로 이제 또 얼마 달라 안 하면 유포하겠다 이렇게 할 수도 있는 거잖아요."

경찰 신고를 취소하라는 각서까지 쓰게 했습니다.

[C 씨/ '팀 미션 사기' 피해자]
"민증 사진해서 같이 보내달라 이런 식으로 유도했었고…집 주소도 안다. 남편이랑 다 아는데 찾아갈 거다."

쇼핑몰로 둔갑해 피해자를 끌어들인 뒤, 대포통장을 거쳐 총책에게 돈이 흘러갈 것으로 추정되는 구조.

이 과정에서 조직은 해외 IP나 텔레그램에 가려지는 만큼, 덫에 걸리면 피해 회복은 요원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건현장 360, 서창우입니다.

PD: 김지희, 최수연
작가: 주하영


서창우 기자 realbro@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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